7월 세부방안 발표 예정
연내 법 개정 추진
기금형 퇴직연금,
수익률 오른다고요? 이 수치 먼저 보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금형이라고 무조건 수익률이 오르는 건 아닙니다. 일본과 영국의 공식 데이터에서는 기금형이 계약형보다 오히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퇴직연금 10년 수익률이 2.31%에 머문 진짜 원인을 짚어야 기금형 전환이 내 퇴직금에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연환산 수익률
평균 수익률
(계약형 6.0%)
기금형 퇴직연금, 지금 어디까지 왔나
2026년 2월 6일, 고용노동부 주도의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가 퇴직연금 단계적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합의했습니다. 정부는 7월까지 기금형 퇴직연금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연내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동아일보, 2026.03.12)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여러 기업의 퇴직금을 하나의 별도 법인(수탁법인)이 통합해서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지는 개별 기업이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어 운용하는 ‘계약형’ 방식이었는데, 여기에 기금형이 추가 선택지로 생기는 겁니다. 기금형은 기존 계약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추가되는 구조입니다.
중요한 점은, 기금형으로 전환해도 중도인출과 일시금 수령은 기존과 동일하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출처: 참여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브리프 2026-②, 2026.03.06) 종신연금으로만 받아야 한다는 걱정은 이번 개편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432조 원이 쌓였는데 왜 수익률은 2%대인가
2024년 말 기준 한국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7조 원으로,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40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점 기준 10년 연환산 수익률은 2.31%에 그칩니다. (출처: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4년도 퇴직연금 투자 백서, 2025.06)
왜 이렇게 낮을까요? 핵심은 원리금보장형 상품 쏠림입니다. 2024년 말 기준 전체 적립금의 82.6%가 원리금보장형에 묶여 있습니다. DB형만 보면 93.2%, 절대 대부분이 예적금·보험·RP 같은 저위험·저수익 상품에 들어 있습니다.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기업 인사담당자 혹은 개인)이 전문성 없이 “그냥 원금 안 까이는 걸로” 선택한 결과입니다.
💡 공식 발표문과 실제 운용 현황을 같이 놓고 보니 이런 차이가 보였습니다
월 400만원 급여자가 30년간 연 2%로 적립하면 퇴직연금 수령액은 약 1억6천만원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연 7%로 운용했다면 4억원을 넘습니다. (출처: 국회 토론회 발표, 고려대 김태일 교수, 2025) 수익률 격차가 곧 노후 격차입니다.
같은 기간(2019~2023년) 국민연금은 연평균 7.63%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한국노동자연금권리협약, kacta.or.kr, 2025.04) 민간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퇴직연금이 공공기관인 국민연금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 자체가, 구조적 문제를 보여줍니다.
기금형이면 수익률이 오를까 — 일본·영국 데이터
“기금형 퇴직연금 = 수익률 상승”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기금형과 계약형을 동시에 운용하는 일본과 영국의 실제 수치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국가 | 기금형 수익률 | 계약형 수익률 | 기간 |
|---|---|---|---|
| 일본 | 4.4% | 6.0% | 최근 5년 |
| 영국 | 5.6% | 6.0% | 최근 5년 |
| 미국(401k) | 9.7% (기금형 방식) | 최근 5년 | |
| 호주(슈퍼) | 7.88% (기금형 방식) | 최근 20년 평균 | |
(출처: 서울경제, 2025.08.05 / KB자산운용 금융현직자 이야기, 2025.10.23)
일본에서는 기금형(4.4%)이 계약형(6.0%)보다 1.6%p 낮습니다. 영국도 기금형(5.6%)이 계약형(6.0%)보다 낮습니다. 기금형이라는 구조 자체가 고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 수치가 보여줍니다.
💡 수익률 차이의 진짜 변수는 운용 방식에 있습니다
미국과 호주가 높은 이유는 기금형 구조 때문이 아닙니다. 주식·글로벌 자산 비중이 높은 적극적 운용, TDF·RDF 같은 생애주기 자동 배분 상품의 활성화가 핵심입니다. 구조보다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수익률을 결정합니다.
미국·호주는 왜 높은가 — 구조가 다르다
미국 401k의 5년 평균 수익률이 9.7%인 이유는 기금형 구조 때문이 아닙니다. 뱅가드(Vanguard) 401k 가입자 2023년 연평균 수익률은 13.7%였으며,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8.6%에 달합니다. (출처: KB자산운용, 2025.10.23)
핵심은 포트폴리오 구성입니다. 미국 401k는 주식형·TDF 중심으로 운용되고, 한국처럼 예금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호주 슈퍼애뉴에이션도 공격적 자산 70%, 방어적 자산 30%로 배분하며, 20년 평균 수익률 7.88%를 냈습니다. (출처: 호주연금신탁 공식 자료, australianretirementtrust.com.au)
영국의 NEST(국가 퇴직연금신탁)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배분이 자동으로 바뀌는 RDF 상품에 가입자의 90% 이상이 투자하고 있으며, RDF2040의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9.2%입니다. (출처: KB자산운용, 2025.10.23)
결국 기금형 도입은 지배구조 개혁(금융기관 중심 → 가입자 중심)이지, 운용 전략 개혁이 아닙니다. 기금형으로 바꿔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돈이 묶인다면 수익률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출처: 참여연대 연금행동 현안브리프 2026-②)
지금 내 퇴직연금 수익률은 상위 몇 %인가
2024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는 처음으로 가입자 개인별 수익률 분포가 공개됐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5.06) 직접 따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 수익률 구간 | DC 비중 | IRP 비중 |
|---|---|---|
| 0% 미만 (손실) | 1.3% | 3.7% |
| 2~4% (중간) | 67.2% | 53.7% |
| 10% 이상 (상위) | 3.1% | 9.1% |
| 20% 이상 | 1.4% | 4.2% |
DC·IRP 전체 가입자의 수익률 중간값은 3.2%이고, 평균값은 4.77%입니다. 평균이 중간값보다 높은 이유는 상위 일부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입니다. 즉, 대부분의 가입자는 3%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뜻입니다.
💡 같은 제도 안에서도 수익률 격차는 이미 벌어져 있습니다
증권사 IRP 상위 10% 가입자의 경우 실적배당형 비중이 84~92%에 달하며 2024년 수익률이 9.3~29.4%였습니다. 기금형 전환을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운용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빠른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금형 전환, 선택 전에 확인해야 할 3가지
2026년 7월 세부 방안 발표 이후 기금형 퇴직연금을 선택할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선택 전에 아래 3가지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기금 수탁법인이 어떤 자산군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공개 자료를 확인하세요. 기금형이라도 원리금보장형 위주라면 수익률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인공제회처럼 원리금보장형 위주이면서도 10년 연평균 5% 이상을 기록한 사례는 예외적 케이스입니다. (출처: kacta.or.kr, 2025.04)
기금형은 수탁법인 설립·운용 비용이 발생합니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기금형을 운용하면 비용이 수익률을 깎을 수 있습니다. 연합형(산업별·권역별)으로 묶이는지 여부를 확인하세요.
기금형 전환 이후에도 가입자 개인이 TDF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집합 운용 구조에서 개별 가입자의 선택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세부 방안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아직 정부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은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치며 — 기금형보다 먼저 바꿔야 할 것
기금형 퇴직연금은 20년간 방치됐던 구조를 개선하는 시작점입니다. 금융기관 중심에서 가입자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바뀐다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수익률 자동 상승을 기대하기엔 일본·영국 데이터가 너무 냉정합니다.
한국 퇴직연금 10년 수익률 2.31%의 원인은 구조가 아니라,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82.6%가 쏠린 운용 방식에 있습니다. 기금형이 도입돼도 그 안에서 어떤 자산으로 운용되느냐를 확인하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익률 개선은 7월 세부방안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운용 중인 DC형·IRP에서 예금 비중을 줄이는 것입니다. 기금형 전환의 기회가 왔을 때는, 수탁법인의 포트폴리오와 운용 비용을 계약형과 직접 비교해서 선택하는 게 맞습니다.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4년도 퇴직연금 투자 백서 (2025.06) — kiri.or.kr 원문
- 참여연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연금행동 현안브리프 2026-②: 퇴직연금 기금형과 계약형, 무슨 차이일까? (2026.03.06) — peoplepower21.org
- 서울경제, 퇴직연금 ‘기금형’ 美 수익률 10%…英·日선 계약형이 더 이득 (2025.08.05) — signalm.sedaily.com
- 동아일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속도… 7월 세부 방안, 연내 법개정 (2026.03.12) — daum 뉴스
- 한국노동자연금권리협약(kacta.or.kr), [이슈 In] 퇴직연금 수익률 2%대 ‘제자리걸음’…’기금형 도입’ 해법 될까? (2025.04.18) — kacta.or.kr
- KB자산운용, 미국·영국·호주 퇴직연금 제도 비교와 시사점 (2025.10.23) — kb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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