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가입자 재산보험료 정률제, 이 조건이면 오히려 오릅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재산 정률제가 2026년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공식 수치를 직접 뜯어보면 “다 내린다”는 말이 맞지 않습니다. 재산 규모에 따라 오히려 불리해지는 구간이 명확하게 존재하고, 동시에 추진 중인 분리과세 소득 부과까지 겹치면 양상이 더 복잡해집니다.
지금 우리가 내는 재산보험료, 구조가 이렇습니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도 보험료를 냅니다. 직장가입자는 월급에만 비율을 곱해서 내지만, 지역가입자는 집·전월세 보증금 같은 재산 과표도 계산에 들어갑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차에도 보험료를 매기던 나라였고, 2024년 2월에야 자동차 보험료가 폐지됐습니다.
현재 재산보험료 계산 방식은 이렇습니다. 재산 과표에서 기본공제 1억 원을 뺀 금액을 60개 등급으로 나누고, 등급마다 부여된 점수에 점수당 단가(2026년 기준 211.5원)를 곱합니다. 예를 들어 재산 과표 1억 원 이하면 기본공제 후 잔액이 없으니 재산보험료 0원이고, 재산 과표 2억 원이면 공제 후 1억 원이 남아 이를 등급표에 넣는 방식입니다.
2022년 9월에 소득보험료는 이미 정률제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재산보험료만 등급제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바로 여기서 오랫동안 지적돼 온 문제가 생깁니다.
32배 차이, 수치로 직접 확인한 역진성
💡 공식 분석과 실제 부과 흐름을 나란히 놓고 봤더니 이런 수치가 나왔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025년 9월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재산 1만 원당 내는 보험료가 등급별로 이렇게 다릅니다. (출처: 연합뉴스, 2025.09.25)
| 등급 | 재산 과표 기준 | 재산 1만원당 보험료 |
|---|---|---|
| 1등급 (최저) | 450만원 이하 | 10.19~20.36원 |
| 10등급 | 약 2,000만원대 | 11.89원 |
| 20등급 | 약 1억원대 초반 | 8.10원 |
| 30등급 | 약 3억5천만원 초과 | 3.93~4.37원 |
| 40등급 | 약 10억원대 | 2.10원 |
| 50등급 | 약 30억원대 | 1.09원 |
| 60등급 (최고) | 77억8천만원 초과 | 0.63원 |
(출처: 국회입법조사처 분석, 연합뉴스 2025.09.25 / 국회 전진숙 의원실 자료)
1등급의 최소 보험료율(10.19원)과 60등급(0.63원)을 비교하면 약 16배, 등급 내 최대치(20.36원)까지 감안하면 32배가 납니다. 이게 뭘 뜻하냐면, 집 한 채가 전부인 퇴직자나 소득 없는 자영업자가 수십억 자산가보다 재산 대비 훨씬 높은 보험료율을 적용받는다는 뜻입니다.
더 황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국회 전진숙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재산 과표 465억 원을 보유한 지역가입자도 60등급 상한을 적용받아 월 48만7,860원만 냅니다. (출처: 국회 보건복지위 전진숙 의원실, 2025.01) 재산이 수십 배 늘어도 재산보험료는 한 푼도 안 오르는 구조입니다.
정률제로 바뀌면 누가 내리고 누가 오르나
💡 등급제 폐지와 정률제 전환, 두 흐름을 같이 보면 사각지대가 보입니다
“정률제가 되면 다 내려간다”는 말이 절반만 맞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직접 발표한 추산치를 보면 혜택이 특정 구간에 집중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정률제 도입 시 전체 재산보험료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하면 재산 등급 32등급 이하 약 187만 세대의 월 재산보험료가 약 3만9,000원 떨어질 것으로 추산됩니다. (출처: 국회 전진숙 의원실·건강보험공단 자료, 한겨레 2026.02.05)
32등급이 어느 수준이냐면, 대략 재산 과표 수억 원 이하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지금 등급제에서 ‘역진성’으로 손해를 보고 있던 집단이라 정률제로 갈수록 부담이 줄어드는 건 맞습니다.
⚠️ 33등급 이상은 다릅니다
전체 재산보험료 총액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정률제를 도입하면, 32등급 이하가 덜 내는 만큼 그 이상 구간에서 더 내는 구조로 재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재산 수억~수십억 구간에서 지금보다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60등급 상한(월 48만7,860원)을 받던 고액 자산가는 정률제 전환 후 상한 설계에 따라 부담이 대폭 늘어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부분이 기존 블로그 글에서 잘 안 다뤄지는 지점입니다. 정률제 전환 자체가 선이냐 악이냐가 아니라, 내 재산 구간이 어디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갈린다는 게 핵심입니다.
분리과세 소득 부과까지 겹치면 달라집니다
💡 재산 정률제만 보고 있다가 이 항목을 놓치면 계산이 틀립니다
건강보험공단 2026년 업무보고에는 재산 정률제 전환과 별개로, 분리과세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검토가 함께 담겼습니다.
분리과세 소득이란 이자소득·배당소득처럼 원천징수로 세금이 끝나는 소득입니다. 지금은 이 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붙지 않습니다. 연간 2,000만 원 이하 이자·배당은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도 아니고, 건강보험료 산정 소득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걸 바꾸겠다는 게 건강보험공단의 2026년 추진 계획에 들어 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2026.02.03) 즉, 예금 이자나 배당으로 연 수백만 원을 받는 지역가입자는 재산보험료가 정률제로 바뀌어 일부 낮아지더라도, 분리과세 소득에 보험료가 신설되면 전체 납부액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두 제도 변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금융자산 중심으로 재산을 보유한 지역가입자에겐 정률제 전환이 단순 이득이 아닐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분리과세 소득 부과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시점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2026.03.31 기준)
법안은 아직 계류 중, 2026년 안에 바뀌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정률제 전환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현재 이 법안은 2024년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고, 2026년 3월 현재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출처: 한겨레, 2026.02.05)
건강보험공단이 2026년 업무보고에 “올해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복지부도 “법 개정이 되면 거기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법 통과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2026년 안에 개정이 완료되더라도 시행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적용은 빨라도 2027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의할 건 이겁니다. 법안 통과 전까지는 현행 60등급 등급제가 그대로입니다. 2026년 11월에 고지되는 보험료(2025년 소득·2026년 재산 기준)는 아직 등급제로 계산됩니다. “내년부터 정률제니까 바뀐다”고 미리 계산하면 틀립니다.
직접 계산해볼 수 있는 방법
현재 등급제 기준으로 내 재산보험료를 미리 확인하고 싶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공식 모의계산기를 쓰는 게 제일 정확합니다. 재산 과표, 소득, 세대 구성원 수를 넣으면 예상 보험료가 나옵니다.
📐 재산보험료 간단 확인법 (현행 2026년 등급제 기준)
① 재산 과표 확인 — 재산세 납부 고지서에 나오는 ‘과세표준액’ 사용
② 기본공제 차감 — 과세표준액 – 1억 원 = 재산보험료 부과 과표
③ 등급표 적용 — 공단 홈페이지 등급표에서 해당 구간 점수 확인
④ 월 보험료 산출 — 등급 점수 × 211.5원 (2026년 점수당 단가)
※ 예시: 재산 과표 2억 원 → 공제 후 1억 원 → 해당 등급 점수 × 211.5원
정률제 도입 이후 내 보험료가 오를지 내릴지는, 현재 내가 속한 등급이 32등급 이하인지 이상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32등급 이하면 내릴 가능성이 높고, 그 이상이면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산해봐야 합니다.
Q&A 5가지
마치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재산 정률제는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32배 역진성은 수치로 봐도 명백한 구조적 모순이고, 등급제 특성상 경계 구간에서 보험료가 급격히 뛰는 ‘문턱 효과’도 사라집니다.
다만 “정률제 되면 다 내려간다”는 말은 반쪽짜리입니다. 재산 등급 33등급 이상이라면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이 있고, 분리과세 소득 부과까지 함께 추진되고 있어서 금융소득이 있는 지역가입자는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바뀌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고 법안은 아직 상임위 단계입니다.
내 재산이 32등급 기준으로 어느 쪽에 있는지 먼저 공단 모의계산기로 확인해보는 게 현재로선 가장 유효한 준비입니다.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본 포스팅은 2026년 3월 31일 기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건강보험료 관련 법령·고시·시행령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및 정부 결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부과 기준·적용 시점이 변경될 수 있으며, 실제 보험료는 공단 고지서 또는 공식 모의계산기를 통해 반드시 재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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