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 집주인 실거주 거절 후 공실이면 배상 없습니다
실거주 이유로 갱신을 거절당한 세입자, 손해배상받을 수 있는 조건이 생각보다 훨씬 좁습니다.
⚖️ 실제 판결 8,340만 원
🔢 손해배상 계산식 공개
계약갱신청구권이란 — 핵심 구조 먼저
계약갱신청구권은 2020년 7월 31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됐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기본 구조는 단순합니다. 임차인은 기본 2년 임대차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1회에 한해 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면 추가 2년이 자동으로 보장됩니다.
핵심 수치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기본 임대차 2년에 갱신청구권 1회(2년)를 더해 최대 4년 거주가 가능합니다. 갱신 시 임대료는 전회 대비 최대 5% 이내에서만 올릴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 보증금 6,000만 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 원 초과 계약이면 전월세 신고 의무도 함께 적용됩니다.
문제는 이 1회·2년이라는 숫자가 실제로 보장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집주인이 정당한 거절 사유를 채우면 갱신 자체가 막히고, 갱신권을 행사한 뒤에도 임차인 쪽에서 먼저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모르면 갱신권을 쓰고도 손해를 봅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 9가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에는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 9가지가 열거돼 있습니다. 아래 표는 국토교통부 공식 정책풀이집(molit.go.kr)에서 직접 확인한 내용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부동산대책 정책풀이집, 2026.03 기준).
| 호 | 거절 사유 요약 |
|---|---|
| 1호 | 월세 2기(2회) 이상 연체 |
| 2호 | 허위·부정한 방법으로 임차 |
| 3호 | 상당한 보상을 이미 제공하고 합의 |
| 4호 | 무단 전대 |
| 5호 | 고의·중과실로 주택 파손 |
| 6호 | 주택 전부·일부 멸실로 목적 달성 불가 |
| 7호 | 노후·안전사고·법령 등으로 철거·재건축 필요 |
| 8호 | 임대인(직계존·비속 포함) 실거주 |
| 9호 | 임차인의 기타 현저한 의무 위반 |
분쟁의 핵심은 8호, 실거주입니다. 집주인이나 그 직계존속·비속이 직접 입주하겠다고 하면 갱신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8호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느냐입니다. 국토교통부는 공식 문서에서 “실거주 목적으로 거절한 뒤 공실로만 두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정책풀이집 Q4).
매도 목적만으로는 갱신 거절이 불가능합니다. 집주인이 팔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세입자를 내보내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국토교통부 정책풀이집 Q1). 이 점은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실거주 거절 후 공실이면 손해배상이 없는 이유
대부분의 블로그는 “집주인이 실거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다가 다른 세입자를 들이면 배상 책임이 생긴다”고만 설명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설명엔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임대인이 …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국토교통부 공식 FAQ(Q4)도 “임대인의 실거주 의무는 없으며, 공실로 두는 경우에는 손해배상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못을 박고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부동산대책 정책풀이집, molit.go.kr).
즉, 집주인이 실거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낸 뒤 집을 비워두거나, 직접 들어와 살지 않더라도 제3자에게 임대만 안 하면 법적 배상 책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황당하지만, 이게 현행 법의 실제 작동 방식입니다.
손해배상이 발생하는 딱 한 가지 조건
손해배상이 발생하는 경우는 단 하나입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갱신됐을 기간(2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경우입니다. 이때 전 임차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
전 임차인이 이걸 어떻게 확인하냐고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을 당한 임차인은 주민센터 등에 “임대차 정보제공 요청서”를 제출해 기존 거주 주택의 확정일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국토교통부 정책풀이집 Q6). 새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그 시점이 손해배상 기산점이 됩니다.
📌 배상 발생 여부 판단 기준
- 집주인이 직접 입주 → 배상 없음
- 집주인이 공실로 유지 → 배상 없음
- 집을 매도 → 배상 없음 (단, 매수인이 즉시 제3자에게 임대하면 복잡해짐)
- 갱신됐을 2년 이내에 제3자에게 임대 → 손해배상 발생 ✅
매도의 경우, 대법원은 2023년 12월 7일 선고에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후 주택을 매도하면 그 자체로는 손해배상 조항(제5항)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3. 12. 7. 선고, 법원 판례속보 공개). 매도 후 신규 소유자가 다시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경우에도 원 임대인의 책임 범위는 공식 기관이 아직 명확히 답변을 내놓지 않은 부분입니다.
손해배상액 실제 계산식 — 8,340만 원이 나온 구조
손해배상이 발생하면, 아래 세 가지 중 가장 큰 금액을 임차인에게 지급해야 합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 출처: 국토교통부 정책풀이집 Q5).
손해배상액 산정 3가지 방법 (최댓값 적용)
① 갱신 거절 당시 환산 월차임 × 3개월
※ 환산 월차임 = 월세 + (보증금 × 법정 전환율 4% ÷ 12)
② (새 임차인 환산 월차임 − 기존 환산 월차임) × 24개월
③ 갱신거절로 임차인이 실제 입은 손해액
실제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8,340만 원의 손해배상이 나온 사건을 보겠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년 6월 3일 선고, 출처: 한국법률일보 2025.06.03). 해당 사건에서는 ②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갱신 거절 당시 환산 월차임과 새 임차인의 환산 월차임 차이를 24개월분으로 곱한 결과가 ① 방식의 3개월치보다 훨씬 컸기 때문입니다. 이 금액이 나왔다는 건, 집값이 많이 오른 지역에서 짧은 기간에 전세가가 크게 뛴 경우 임대인의 리스크가 수천만 원에 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계산 예시로 직접 따라해볼 수 있도록 보증금 3억 원, 월세 0원인 전세 계약을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 전세 보증금 3억 원 기준 계산 예시
환산 월차임 = 3억 × 4% ÷ 12 = 월 100만 원
① 3개월치 = 100만 원 × 3 = 300만 원
만약 집주인이 새 세입자에게 전세 4억 원을 받았다면,
새 환산 월차임 = 4억 × 4% ÷ 12 ≒ 133만 원
② 차액 × 24개월 = (133만 − 100만) × 24 = 792만 원
→ 두 금액 중 큰 792만 원을 임차인이 받을 수 있습니다.
※ 법정 전환율 4%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 기준(2026.04.01 현재). 이 수치는 정책 변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2026년 2·12 대책과 갱신권의 실질적 변화
2026년 2월 12일,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계약갱신청구권과 관련해 중요한 변화가 생겼습니다(출처: 뉴스핌, 2026.02.15).
핵심은 이렇습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보유 주택을 매도하거나 실거주 전환을 사실상 권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틀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 8호(실거주 예외 조항)를 활용해 대규모 갱신 거절이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주임법과 충돌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사적 합의가 아닌 정부 정책에 의해 갱신권이 무력화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갱신권을 활용해 4~8년을 더 살 계획을 세웠던 세입자들은 이번 대책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위법·위헌 소송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아직 공식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점은 이렇습니다. 2026년 현재, 다주택자 집주인에게 전세를 살고 있다면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갱신 의사를 명확히 통보해 두어야 합니다. 통보를 못 하면 갱신 기회 자체를 잃습니다.
갱신권 써도 임차인은 언제든 나갈 수 있습니다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갱신청구권을 써서 2년이 연장됐으니 2년을 무조건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제1항과 제6조의3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경우에도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출처: 법제처 생활법령정보, easylaw.go.kr).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생깁니다.
단, 3개월 간 임대료는 납부해야 합니다. 해지 통보 후 이사를 빨리 나갔더라도,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치 임대료 납부 의무는 유지됩니다. 이 점을 빠뜨리면 뜻밖의 분쟁이 생깁니다.
반면 임대인은 다릅니다. 임대인은 갱신이 된 2년 동안 원칙적으로 일방적인 해지 통보를 할 수 없습니다. 갱신청구권이 보호하는 건 임차인의 “계속 살 권리”이지, 임차인을 묶어두는 장치가 아닙니다. 이 비대칭이 계약갱신청구권의 실제 작동 원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안 들어오면 어떻게 되나요?
Q2. 갱신청구권을 행사했는데 갑자기 이사를 가야 한다면?
Q3. 집주인 부모님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갱신 거절이 가능한가요?
Q4. 갱신청구권 행사 타이밍을 놓치면 어떻게 되나요?
Q5. 월세를 두 달 연체했는데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해도 되나요?
마치며 — 갱신청구권은 쓰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계약갱신청구권은 막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건이 많은 제도입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선언하면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고, 막았어도 공실로만 두면 배상도 받기 어렵습니다. 손해배상이 나오는 경우는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를 들인 경우뿐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갱신 의사를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반드시 남겨두는 것입니다. 둘째, 거절당한 뒤 집에 새 임차인이 들어오는지 주민센터 열람으로 꾸준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갱신청구권의 실질적 효력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2026년 2·12 대책 이후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법 조문 자체는 바뀌지 않았지만, 정책 방향이 실거주 예외 조항을 확대 적용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계약 갱신을 고민 중이라면 지금 당장 계약서와 만료일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법제처 생활법령정보 — 임대차계약의 갱신 (easylaw.go.kr)
- 국토교통부 부동산대책 정책풀이집 — 계약갱신거절 Q&A (molit.go.kr)
- 국가법령정보센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law.go.kr)
- 뉴스핌 — 2·12 대책과 계약갱신청구권 무력화 논란 (2026.02.15)
- 한국법률일보 — 실거주 갱신거절 후 새 임대, 손해배상 8,340만 원 판결 (2025.06.03)
- 대한민국 법원 판례속보 — 대법원 2023. 12. 7. 선고 (scourt.go.kr)
본 포스팅은 공식 법령 및 정책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으나, 법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UI·기능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 또는 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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