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분기 고용노동부·금감원 공동 공시
IRP 디폴트옵션, 안정형 선택이 손해인 3가지 수치
IRP 디폴트옵션을 설정할 때 대부분은 이름만 보고 ‘안정형’을 고릅니다.
그런데 2025년 실제 수익률을 공시 숫자로 보면, 그 선택이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르는지 계산이 됩니다.
IRP 디폴트옵션이 뭔지 1분 정리
IRP 디폴트옵션(공식 명칭: 사전지정운용제도)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별도로 내리지 않을 때, 미리 정해둔 방식으로 자동 투자되는 제도입니다. 2023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됐고, DC형(확정기여형)과 IRP 가입자에게만 적용됩니다. DB형(확정급여형)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므로 해당 없습니다.
한 번 설정해두면 추가 조작 없이 자동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처음 어떤 유형을 골랐느냐가 수십 년 뒤 받게 되는 노후 자산 규모를 결정적으로 좌우합니다. 막상 설정 화면을 열면 유형이 4개(안정형·안정투자형·중립투자형·적극투자형)인데, 대부분은 이름만 보고 결정합니다.
운용 상품은 고용노동부 승인을 받은 41개 금융기관의 319개 상품 중에서 고를 수 있고, 분기마다 수익률과 적립금 비중이 공시됩니다. (출처: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5년 4분기 디폴트옵션 현황 공시, 2026.01.31)
2025년 공식 수익률 — 숫자로만 봅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2026년 1월 31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말 기준 디폴트옵션 현황 공시’에 따르면, 투자 유형별 연간 수익률 격차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 투자 유형 | 2025년 1년 수익률 | 구성 상품 | 가입자 비중 |
|---|---|---|---|
| 적극투자형 | 14.93% | 주식형 펀드 중심 | 극소수 |
| 중립투자형 | 10.81% | 주식·채권 혼합 펀드 | 소수 |
| 안정투자형 | 7.47% | 채권 중심 혼합형 | 소수 |
| 안정형 | 2.63% | 은행 정기예금·원리금보장보험 | 79% |
💡 공식 발표문과 실제 운용 구조를 같이 놓고 보니 이런 차이가 보였습니다.
전체 평균 수익률 3.7%는 ‘안정형’ 자금이 전체의 85.4%를 차지하면서 끌어내린 숫자입니다. 만약 가입자 분포가 균등했다면 전체 평균은 9%대를 훌쩍 넘었을 겁니다.
최상위 단일 상품을 보면 더 극명합니다.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 적극투자형 BF1’의 2025년 1년 수익률은 26.62%였습니다. 이는 안정형(2.63%)의 약 10배 수준입니다. (출처: 고용노동부·금감원 2025년 4분기 디폴트옵션 현황 공시)
안정형이 오히려 손해인 계산식
직접 계산해보면 체감이 다릅니다. 원금 3,000만 원을 30년 복리로 운용한다고 가정할 때, 안정형(2.63%)과 적극투자형(연평균 10%, 과거 수익률 기준 보수적 추정)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3,000만 원 × (1 + 0.0263)30 = 약 6,770만 원
3,000만 원 × (1 + 0.10)30 = 약 5억 2,350만 원
※ 적극투자형 10%는 2025년 실측 14.93% 대비 보수적으로 잡은 추정치입니다. 실제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30년 뒤 수령액이 6,770만 원이냐, 5억 2,350만 원이냐의 차이입니다. 같은 원금에서 약 7.7배 격차가 납니다. 이게 복리의 힘이고, 초기 유형 선택 하나가 노후 자산을 이 수준으로 갈라놓습니다.
💡 또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2025년 안정형 수익률 2.63%는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1%를 겨우 0.53%p 앞섰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금감원 공시 /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 2025년 연간 2.1%) 이 말은 안정형이 실질 구매력 측면에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의미입니다. 10년 이상 남은 가입자에게 ‘안정형’은 이름만 안정적입니다.
가입자 79%가 안정형에 몰린 진짜 이유
솔직히 말하면, 이건 가입자 탓만은 아닙니다. 디폴트옵션 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 상품 이름이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이었습니다. ‘고위험’ 상품을 자발적으로 고를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고용노동부는 이 문제를 2025년 4월부터 개선했습니다. 상품명을 ‘위험’ 중심에서 ‘투자 성향’ 중심으로 전면 교체한 겁니다. 고위험 → 적극투자형, 중위험 → 중립투자형, 저위험 → 안정투자형, 초저위험 → 안정형. 이름 하나 바꿨는데 실질적으로 가입자 선택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행동경제학적 판단입니다.
💡 공시 방식도 2025년 4분기부터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전체 평균 수익률만 공개됐는데, 이번 공시부터 금융기관별로 위험등급별 적립금 판매 비중까지 추가 공개됩니다. (출처: 고용노동부·금감원 2026.01.31 공시) 이게 의미하는 건, 어떤 금융기관이 가입자에게 안정형만 유도하는지 이제 외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름이 바뀐다고 당장 쏠림 현상이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2025년 말 기준 여전히 79%가 안정형에 있고, 적립금 기준으로는 85.4%가 몰려 있습니다. 제도가 바뀌어도 가입자 본인이 직접 설정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디폴트옵션 변경해도 기존 돈은 그대로 있습니다
막상 써보면 이 단계에서 많이 막힙니다. 디폴트옵션 유형을 안정형에서 적극투자형으로 바꿨는데, 기존에 쌓여 있던 적립금이 그대로입니다. 이건 오류가 아닙니다. 제도 설계가 원래 그렇습니다.
디폴트옵션 유형을 변경하면 변경 이후 신규 납입분 또는 미운용 잔액부터만 새 유형으로 운용됩니다. 기존에 이미 적립된 금액을 새 유형으로 옮기려면 별도의 ‘자산 이전(리밸런싱)’ 절차를 금융기관에 따로 신청해야 합니다. 이걸 모르고 유형만 바꾸면, 수년치 적립금은 여전히 안정형 예금에 잠들어 있게 됩니다.
⚠️ 확인이 필요한 사항: 자산 이전 절차는 금융기관마다 다릅니다. 앱에서 바로 되는 곳도 있고, 창구 방문이 필요한 곳도 있습니다. 신청 전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확인하세요.
실물이전도 안 됩니다 — 갈아타기 전 반드시 확인
2024년 10월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됐습니다. 기존 상품을 팔지 않고 금융사만 바꿀 수 있는 제도인데, 이게 생각보다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큰 예외가 있습니다.
디폴트옵션 상품은 실물이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더 좋은 수익률을 찾아 증권사로 갈아타고 싶을 때, 디폴트옵션 상품이 편입된 경우 해당 금액은 매도 후 현금으로 이전해야 합니다. 이전 과정에서 공백 기간이 생길 수 있고, 수익률이 높은 시점에 강제로 팔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출처: 한국경제 2024.11.03 보도 /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유의사항 기준)
리츠(REITs), 사모펀드, 보험계약 형태 상품도 마찬가지로 실물이전이 안 됩니다. IRP 가입자라면 금융사를 옮기기 전에 현재 편입 상품 목록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5가지
마치며 — 설정 한 번이 30년을 바꿉니다
IRP 디폴트옵션은 설정해두면 끝이 아닙니다. 처음 고른 유형이 수십 년 뒤 수령액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2025년 4분기 공시 숫자로 보면, 안정형(2.63%)과 적극투자형(14.93%)의 격차는 단순히 수익률 차이가 아니라 복리가 쌓이면서 수억 원짜리 선택이 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유형만 바꾸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존 적립금은 별도 이전이 필요하고, 실물이전도 디폴트옵션 상품엔 적용 안 됩니다. 이 두 가지는 꼭 확인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당장 금융기관 앱을 열어서, 내 디폴트옵션 유형이 뭔지 그리고 기존 적립금이 어떤 상품에 들어가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시는 걸 권합니다.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2025년 4분기 말 기준 사전지정운용방법(디폴트옵션) 주요 현황 공시’ (2026.01.31) — moel.go.kr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 — 100lifeplan.fss.or.kr
- 연합뉴스, ’10년간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 2.4%…물가상승률 살짝 상회’ (2026.02.17) — yna.co.kr
- 한국경제, ‘퇴직연금 갈아타기 시작…디폴트옵션은 못 옮겨요’ (2024.11.03) — hankyung.com
- 농민신문, ‘몸집 커진 디폴트옵션…안정형 쏠림에 수익률은 3.7%’ (2026.03.05) — nongmin.com
※ 본 포스팅은 2025년 4분기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공동 공시 자료(2026.01.31 기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수익률·공시 기준·상품 구성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본 내용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금융 상품 선택 전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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