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 이 한 가지만 있으면 됩니다
“신규임차인을 못 데려왔으면 청구 못 한다”는 말, 절반만 맞습니다.
권리금 회수 방해가 뭔지, 먼저 정리하겠습니다
상가를 운영하다 나올 때 임차인이 쌓아온 단골손님, 인테리어, 위치적 이점 같은 무형의 가치를 돈으로 받고 나오는 것이 권리금입니다. 법에서는 이걸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대가”로 정의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 쉽게 말하면 내 영업이 만들어낸 가치를 다음 사람에게 넘기면서 받는 돈입니다.
그런데 이 돈을 받는 과정에 임대인이 끼어들어 방해할 수 있습니다. 법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다음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명시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①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 임대인이 직접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수수하는 행위
②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위
③ 신규임차인에게 주변 시세에 비해 현저히 고액의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④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현실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건 ④번입니다. 임대인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면서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이것입니다.
신규임차인을 안 데려가도 청구할 수 있는 경우
💡 법원 기록과 판결문을 같이 놓고 보니, “신규임차인을 주선해야 청구할 수 있다”는 원칙에 대법원이 명확한 예외를 만들어왔다는 흐름이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반드시 신규임차인을 직접 데려와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원칙은 맞습니다. 법원도 이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2025년 11월 20일, 대법원이 선고한 2024다305605 판결(공2026상,84)은 이 원칙에 중요한 예외를 재확인했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임대인이 먼저 “신규임차인이 누가 오더라도 계약 안 한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임차인은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하지 않아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미 거절하겠다는 말을 들은 상황에서 굳이 신규임차인을 데려오도록 강요하는 건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는 겁니다 (대법원 2025.11.20. 선고 2024다305605 판결, 출처: 케이스노트 casenote.kr).
이 논리는 2019년 대법원 2018다284226 판결에서 처음 정립된 것인데, 2025년 판결에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확인됐습니다. 실무에서는 이 원칙을 모르고 포기하는 임차인이 여전히 많다는 게 문제입니다.
임대인이 “확정적 거절 의사”를 표시했는지는 아래를 종합 판단합니다:
– 임대차 종료 무렵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인 언행과 태도 전체
– 문자메시지, 내용증명, 소장, 답변서 등 모든 의사표시
– 임대인이 그 의사를 표시한 시점 및 반복성
이 사건에서 임대인은 임대차 종료 약 10개월 전부터 재건축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이후 소를 제기하면서도 “직접 영업하겠다”고 반복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패턴 전체를 보고 “확정적 거절 의사 표시”를 인정했습니다. 한 번의 문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직접 쓰겠다”는 임대인, 법원은 어떻게 봤나
임대인들이 가장 많이 내세우는 이유 중 하나가 “내가 직접 그 자리에서 영업하겠다”는 겁니다. 직접 사용 계획은 얼핏 정당해 보입니다. 내 건물 내가 쓰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는 거죠.
법원은 이 주장을 일관되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대법원 2020.9.3. 선고 2018다252441·252458 판결, 2020.12.24. 선고 2020다240175·240182 판결, 2025.11.20. 선고 2024다305605 판결 등 일관된 입장).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임대인(육계 도소매업 운영 예정)이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서도 “직접 영업 계획”을 주된 이유로 삼았지만, 대법원은 이 사유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임대인이 실제로 그 건물에서 영업을 시작했더라도, 계약 당시 권리금 회수 방해 요건을 충족했다면 손해배상책임은 발생합니다. 나중에 직접 영업한 사실 자체가 방해 행위를 소급하여 정당화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정해지나
손해배상액은 무제한이 아닙니다. 법에 상한선이 있습니다.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3항 후단).
| 항목 | 내용 |
|---|---|
| 배상 상한 | 계약 시 약정 권리금 vs 임대차 종료 시점 권리금 중 낮은 금액 |
| 지연이자 기산점 | 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부터 (대법원 2023.2.2. 2022다260586 판결) |
| 소멸시효 |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법 제10조의4 제4항) |
| 책임 성질 | 법정책임 — 불법행위책임·채무불이행책임과 다른 별도 법리 적용 |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지연이자 기산점이 “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이라는 점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방해 행위가 계약 종료 전에 이미 이루어졌지만, 손해배상 지연이자는 계약이 실제로 끝난 날 다음 날부터 계산됩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이자가 쌓이기 때문에 임차인 입장에서는 빨리 청구하는 게 불리하지 않습니다.
계산 예시: 권리금 5,000만 원, 임대차 종료일 2024년 3월 7일, 법정이율 연 5% 적용 시, 2026년 3월 17일 기준 지연이자는 약 510만 원(추정, 단순 계산 기준)이 추가됩니다. 소송이 늦어질수록 임대인 부담이 커진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이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 임차인이 항상 유리한 게 아닙니다. 권리금 보호가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모르면 소송 전략을 잘못 짤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건물 철거·재건축 계획을 알렸다는 사실만으로는 권리금 회수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4년 7월 31일 선고 2024다232530 판결(대법원 주요 판결)은 이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계획이 구체화된 상황에서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짧은 임대 가능기간을 고지한 것”은 방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권리금 보호 자체가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2항).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 건물의 일부인 경우, 임대차 계약 당시 공사 예정 사실을 알고 계약한 경우,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 등이 해당됩니다.
– 임대인이 최소 1년 6개월 이상 해당 건물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
– 임대차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으로 합의된 경우 (단기 계약)
– 임차인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각호의 갱신 거절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 국유지·공유지 위 상가이거나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 내 입점 상가 등 일부 예외
※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법률 전문가 확인 필요
실제 분쟁이 생기면 “이 상황이 보호 대상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보호 범위 밖이라면 아무리 억울해도 법적 청구가 어렵습니다. 막상 소를 제기해도 적용 제외 조항에 걸려 패소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전제 요건 확인이 먼저입니다.
지연이자, 언제부터 붙나
솔직히 말하면 이 부분이 법률 전문가들도 헷갈렸던 부분입니다. 권리금 회수 방해가 계약 종료 전에 이루어졌을 때, 지연이자는 방해 행위 시점부터인지 계약 종료 시점부터인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2023년 2월 2일 선고 2022다260586 판결에서 이 책임이 “법정책임”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출처: 로웨이브 판례 해설 lawwave.kr). 불법행위책임이나 채무불이행책임과 다른 별도 법리입니다. 이로 인해 지연이자 기산점은 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로 통일됐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불법행위책임이었다면 방해 행위 시점부터 이자가 붙는데 그때와 계약 종료 사이에 시간 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정책임으로 보면 기산점이 뒤로 밀리지만 대신 계산이 단순해집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소송 시 청구 금액 계산이 명확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준: 법정이율 연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상 소장 송달 후 연 12% 적용)
기산일: 임대차 종료일 다음 날
계산식: 원금(권리금) × 5% ÷ 365 × 경과일수 = 지연이자(소송 전)
예: 권리금 5,000만원, 경과 730일 → 약 500만원 추가 (단순 계산, 추정치)
Q&A
마치며
권리금 분쟁에서 임차인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신규임차인을 못 데려왔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포기하는 것, 다른 하나는 임대차 종료일로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한다는 시효를 놓치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2025년 11월 다시 확인한 것처럼, 임대인이 먼저 거절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신규임차인을 직접 데려가지 않아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내가 직접 쓰겠다”는 임대인의 주장도 법원에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된 적이 없습니다.
반면 재건축 계획이 진짜이고 구체화된 상황에서 그 사실을 투명하게 고지한 임대인은 방해 행위자로 보지 않는다는 균형도 있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이 두 가지 경계선이 어디냐가 싸움의 핵심이 됩니다. 막상 해당 상황이 되면 혼자 판단하기 어렵고, 증거 확보 시점이 결과를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대법원 2025.11.20. 선고 2024다305605, 305612 판결 [공2026상,84] — casenote.kr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4 원문 —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
- 대법원 2024.7.31. 선고 2024다232530 판결 — 대법원 주요판결 scourt.go.kr
- 대법원 2023.2.2. 선고 2022다260586 판결 해설 — 로웨이브 lawwave.kr
- 상가건물 임대차 권리금 생활법령정보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easylaw.go.kr
⚠️ 본 포스팅은 2026년 3월 17일 기준으로 작성된 정보성 글입니다. 이후 법률 개정, 판례 변경, 시행령 수정 등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분쟁 및 법적 결정 전에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법령·판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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