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권리금 방해,
직접 신규임차인 안 줘도 됩니다
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를 당했을 때 대부분은 “신규임차인부터 주선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5년 11월 판결에서 이 전제를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임대인이 먼저 “계약 안 하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혔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하지 않아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임대차 종료일부터)
방해행위 인정 시작점 (판례)
거절 정당화 최소 기간
권리금 회수 방해, 어떤 행위가 해당될까요?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아래 네 가지 행위를 해서 임차인의 권리금 수령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출처: 생활법령정보 easylaw.go.kr, 상가건물 임대차 — 권리금)
① 신규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직접 요구하거나 수령하는 행위
②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못 주게 막는 행위
③ 신규임차인에게 현저히 고액의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④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이 중 현실에서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건 ③번과 ④번입니다.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은 싫다”며 계약을 거절하거나, 신규임차인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어 사실상 계약을 막는 식이죠.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시효 소멸로 청구권 자체가 없어집니다.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아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 관련해서 가장 많이 퍼진 정보가 있습니다. “신규임차인을 먼저 찾아서 임대인에게 주선해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 공식 판결문과 실제 분쟁 흐름을 같이 놓고 보니 이런 차이가 보였습니다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4다305605, 305612 판결은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이 누구든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판결은 공보(2026상, 84)에 수록된 공식 확정 판결입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나온 걸까요? 대법원은 임대인이 계약 거절 의사를 미리 확정적으로 표시한 상태에서 임차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건 단순합니다. 임대인이 이미 “안 된다”고 못을 박아버린 상황이라면, 임차인이 억지로 누군가를 데려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절차라는 거죠.
실제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약 10개월 전부터 “우리가 직접 이 상가를 이용할 것”이라는 내용을 임차인에게 반복해서 통지했고, 소송까지 먼저 제기했습니다. 임차인이 “권리금 5천만 원을 받기로 한 새 임차인이 있으니 계약해달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임대인은 다시 손해배상 청구 예정 통지서를 보내며 거절했습니다. 이 흐름 전체를 종합해 대법원은 임대인의 거절 의사가 충분히 확정적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직접 영업할 계획”은 정당한 이유가 아닙니다
임대인이 자주 쓰는 논리가 있습니다. “내가 직접 이 자리에서 장사할 거니까 새 임차인과 계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이유만으로는 권리금 회수 방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 대법원 확인 사항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것에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2025.11.20. 선고 2024다305605, 305612 판결, 동일 취지 대법원 2020.9.3. 2018다252441 판결)
실무에서는 임대인이 “내 건물인데 내가 쓰겠다는 게 왜 문제냐”며 강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의 핵심 취지가 임차인이 수년에 걸쳐 쌓아온 영업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임대인이 직접 영업할 계획을 정당한 이유로 인정했다면, 모든 임대인이 이 논리를 내세워 권리금 보호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됩니다.
임대료를 높게 부르면 방해가 될까요?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이건 조건”이라며 주변 시세보다 훨씬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계약을 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방해행위로 인정되는지는 기계적으로 판단되지 않고, 아래 두 가지 기준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 구분 | 내용 | 방해 인정 여부 |
|---|---|---|
| 적정 시세의 1.3배 초과 요구 | 서울서부지법 2025.1.14. 판결, 감정 결과 752만원인데 1,000만원 요구 | ✅ 인정 |
| 기존 대비 105% 인상 요구지만 협상 의지 표시 | 서울중앙지법 2025.4.8. 판결, 임대인은 여지 있었으나 신규임차인이 5% 이상 거부 | ❌ 불인정 |
| 기존 3배 보증금 + 1.5배 차임 + 부대시설 금지 동시 요구 | 대전지법 서산지원 2024.11.13. 판결 | ✅ 인정 |
💡 임차인 쪽도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단순히 “임대인이 요구액이 높다”고 협상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판례는 “임차인이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를 지급할 의사가 있는 신규임차인을 주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창원지법 2025.6.12. 선고 2024나118461 판결). 임차인도 시세에 맞는 신규임차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인이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더라도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었는지”가 판단의 갈림길이 됩니다. 반면 차임 인상 외에 계약 기간 단축, 부대시설 이용 제한 등 불리한 조건을 여러 개 붙이면 사실상 계약을 거부한다는 증거가 되어 방해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이 건물에는 권리금 보호 자체가 안 됩니다
상가 권리금 보호 규정(제10조의4)은 모든 상가에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5는 아래 두 가지 경우에는 권리금 조항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출처: 생활법령정보 easylaw.go.kr / 케이스노트 casenote.kr,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5)
💡 법 조문을 실제 분쟁 흐름과 같이 놓고 보면 맹점이 보입니다
① 대규모점포 또는 준대규모점포의 일부인 경우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등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매장 합계 3,000㎡ 이상)에 입점한 상가는 권리금 보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개별 건물 간 거리가 50m 이내이면서 합계 면적이 3,000㎡ 이상이면 역시 해당됩니다.
② 국유재산 또는 공유재산인 경우
국유재산법상 국유재산이거나,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상 공유재산인 건물에는 권리금 보호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공유 토지 위에 임시 상가를 운영했다면 수억 원의 권리금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막상 분쟁이 생겼을 때 “나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믿고 있다가, 자신이 입점한 곳이 대규모점포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계약 전에 건물의 유형과 국공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재건축 이유로 거절했는데 나중에 영업하면 어떻게 될까요?
임대인이 종종 쓰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재건축이나 대수선을 할 것”이라며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고 임차인을 내보낸 다음, 실제로는 1년 6개월이 채 안 되어 다시 상가를 임대하는 패턴입니다. 이 부분도 대법원이 이미 정리해뒀습니다.
대법원 2021.11.30. 선고(2019다285257 파기환송)는 이렇게 판시했습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 계약 거절 당시에 “1년 6개월 이상 비영리로 사용하겠다”는 이유를 명시적으로 댔어야 합니다. 다른 사유로 거절해놓고 나중에 결과적으로 1년 6개월 동안 비워뒀다는 사실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거절 당시의 이유와 실제 이행이 모두 맞아야 면책됩니다. (출처: 대한민국 법원 판례속보 scourt.go.kr)
이 판결이 말하는 실질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임대인이 재건축 이유로 거절했어도, 실제로 1년 6개월 내에 다시 임대를 줬다면 그 시점부터 소급해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임차인은 권리금을 되찾을 기회가 생기는 셈입니다. 임대차 종료 이후 임대인의 건물 활용 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Q&A
마치며
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인 기준 위에서 움직입니다. 써보니까 느끼는 건, 대부분의 임차인이 “신규임차인 주선이 먼저”라는 절차에 매몰돼서 정작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임에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2025년 11월 대법원 판결이 명확히 한 지점이 있습니다. 임대인이 계약 안 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임차인이 굳이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데려오지 않아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이번 포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반면, 권리금 보호가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는 상가(대규모점포, 국공유재산)에 있다면 법이 아무리 강해도 보호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계약 전 단계에서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임대차 종료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기간을 넘기면 청구권 자체가 사라진다는 점,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 참고 자료
본 포스팅은 2026.03.20 기준 공식 법령 및 판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법령 개정, 판례 변경,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법령·판례가 변경될 수 있으며, 실제 분쟁에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은 법률 조언이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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