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대법원 2021.11.25. 2019다285257
상가 권리금, 이 순서를 틀리면
돌려받지 못합니다
건물주가 “1년 6개월 뒤에 직접 쓸 거다”라고 말하며 계약을 거절했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한테 임대를 줬습니다. 이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거절 당시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혔는지 여부가 승패를 가릅니다. 대법원 판결문에 딱 이렇게 나옵니다.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정확히 어떤 권리인가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하 상임법) 제10조의4는 2015년 5월 13일 신설됐습니다. 그 전까지 권리금은 관행이었을 뿐 법으로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신설 이후에는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출처: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국가법령정보센터)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법이 보호하는 건 권리금 그 자체가 아닙니다.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해서 그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받을 “기회”를 보호하는 겁니다. 즉, 건물주에게 권리금을 달라고 청구하는 권리가 아니라, 건물주가 그 과정을 방해하지 말라는 의무를 부과하는 구조입니다.
💡 권리금을 임대인에게 직접 요구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식 법령과 대법원 판례를 같이 놓고 보면, 임대인은 방해 금지 의무만 지고 권리금 지급 의무는 없습니다. 방해가 있었을 때 비로소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방해 행위의 유형도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①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따로 요구하는 행위, ②신규 임차인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못 주게 막는 행위, ③신규 임차인에게 주변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차임·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④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가 해당됩니다. (출처: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각호, 국가법령정보센터)
건물주가 합법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4가지 사유
상임법 제10조의4 제2항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해도 권리금 방해 책임을 지지 않는 “정당한 사유”를 4가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 목록은 열거 규정입니다. 법원은 임대인의 주장을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 정당한 사유 | 핵심 요건 |
|---|---|
| ① 신규 임차인 자력 부족 | 보증금·차임을 낼 능력이 객관적으로 없는 경우 |
| ② 의무 위반 우려 | 신규 임차인이 임차인 의무를 위반할 명백한 우려 |
| ③ 1년 6개월 이상 비영리 사용 | 거절 당시에 이 사유를 밝혀야 하고, 실제로도 지켜야 함 |
| ④ 임대인이 직접 선택한 신규 임차인이 권리금 지급 | 임대인이 자신의 신규 임차인을 통해 권리금을 정산한 경우 |
③번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퉈지는 사유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오해되기도 합니다. 다음 섹션에서 대법원 판결문에 나온 기준을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1년 6개월 비영리 사용 — 거절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
많은 임차인이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건물주가 직접 쓴다고 하면 권리금 못 받는 거 아닌가요?” 실제로는 다릅니다. 대법원은 2021년 11월 25일 선고한 2019다285257 판결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 대법원 2021.11.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요지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시 그러한 사유를 들어 임차인이 주선한 자와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고, 실제로도 1년 6개월 동안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임대인이 다른 사유로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후 사후적으로 1년 6개월 동안 상가건물을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위 조항에 따른 정당한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주요판결, scourt.go.kr)
이 판결의 실제 사안을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임대인은 “재건축 계획이 있다”는 이유로 신규 임대차 계약을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비워뒀습니다. 원심 법원은 이걸 보고 정당한 사유가 있다며 임차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이 파기환송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거절 당시에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사유를 명확히 밝힌 흔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건물을 비워뒀다는 결과만으로는 거절의 정당성을 소급해서 만들어줄 수 없다는 게 대법원 입장입니다. 순서가 결과를 바꾸는 사안입니다.
💡 대법원이 거절 시점의 명시적 사유를 요구하는 배경을 실제 입법 자료와 함께 보면, 임차인 보호를 위해 기간을 처음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린 입법 이유가 있습니다. 건물주가 사후 결과만으로 면책받으면 이 입법 취지가 무너집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실전에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건물주가 계약을 거절할 때 어떤 사유를 명확히 통보했는지를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구두로 “직접 쓸 거다”라고만 했다면, 추후 분쟁에서 어떤 사유로 거절했는지를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재건축 이유로 거절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
재건축도 권리금 보호 예외 사유 중 하나입니다. 상임법 제10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을 위해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 거절이 가능하고, 이는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예외로도 연결됩니다. 그런데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첫째, 계약 체결 당시에 재건축 계획을 고지해야 합니다.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이미 재건축 계획이 있었다면 그 사실을 임차인에게 알렸어야 합니다. 이를 고지하지 않은 채 나중에 재건축을 이유로 거절하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출처: 한경닷컴 엄정숙 변호사 칼럼, 2026.03.09)
둘째, 재건축의 구체적 계획을 입증해야 합니다. “재건축할 예정이다”는 의사 표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건축허가, 건축심의 통과, 설계 용역 계약 체결 등 객관적으로 재건축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 계획만 있다고 주장하다가 패소한 사례가 실무에서 적지 않습니다.
📋 재건축 거절이 인정받으려면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있어야 합니다:
①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재건축 사실 고지 (계약서 특약 명시 권장)
② 거절 시점에서 건축허가·심의·설계용역 계약 등 객관적 증거
써보니까 실무에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춘 사안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재건축을 핑계로 임차인을 내보내고 더 높은 권리금을 요구하는 새 임차인과 계약하는 유인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법원은 이 패턴을 잘 압니다.
10년 넘은 상가도 권리금 받을 수 있습니다
상임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은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해 10년까지입니다. 그래서 “10년 지나면 권리금도 못 받는 거 아니냐”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계약갱신요구권과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는 서로 다른 권리입니다.
💡 대법원은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한 전체 기간이 10년을 초과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에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갱신요구권 소진이 권리금 보호까지 소멸시키지는 않습니다. (출처: 시사위클리, 대법원 판결 인용 보도)
다만 10년 이후에는 임차인이 계속 영업할 법적 권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고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줄어듭니다. 건물주가 임대차 종료 후 바로 내보내려 할 때, 권리금을 받을 시간이 물리적으로 촉박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실전에서는 임대차 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신규 임차인 주선을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10년이 넘어서야 움직이면 이미 늦을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 상한액, 생각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권리금 방해가 인정됐을 때 손해배상액이 얼마나 나오는지를 계산하는 기준이 상임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입니다.
상임법 제10조의4 제3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출처: 상임법 제10조의4 제3항, 국가법령정보센터)
⚠️ 직접 계산해보면 이렇습니다
예시: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1억 원으로 맺었는데, 임대차 종료 당시 시장 권리금이 7천만 원으로 하락했다면 → 손해배상 상한은 7천만 원입니다.
반대로 시장 권리금이 1억 2천만 원이더라도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금액인 1억 원이 상한입니다.
결국 둘 중 낮은 금액이 기준입니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임차인이 시세보다 높게 권리금 계약을 맺었더라도, 손해배상 상한은 임대차 종료 당시 실제 시장 권리금에 묶입니다. 결국 권리금 계약을 높게 써도 그게 전부 손해배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손해배상 청구권에는 소멸시효가 있습니다.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완성돼 청구권 자체가 소멸합니다. (출처: 상임법 제10조의4 제4항, 국가법령정보센터) 3년은 길어 보이지만, 분쟁 기간·소송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여유 있게 움직일 시간이 아닙니다.
권리금 분쟁에서 임차인이 실수하는 3가지 패턴
공식 판결문과 실제 분쟁 사례를 교차해서 보면, 임차인이 패소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아래 세 가지가 가장 빈번합니다.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기 전에 건물주가 거절 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혔는데도 주선을 포기한 경우
대법원 2018다284226 판결은, 건물주가 확정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면 임차인이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방해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는 게 맞습니다.
권리금 계약을 먼저 서면으로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선한 경우
권리금 방해를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권리금 계약이 사전에 체결돼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대법원 2018다273417). 그러나 서면 계약이 있으면 손해배상액 산정이 명확해집니다. 구두로만 합의하면 입증이 어렵습니다.
차임을 3기 이상 연체한 이력이 있는 경우
상임법 제1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임차인이 3기의 차임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권리금 보호 의무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월세 밀린 이력이 있다면 권리금 보호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Q&A — 자주 묻는 5가지
마치며 — 권리금은 싸움이 아니라 준비로 지킵니다
상가 권리금 분쟁에서 임차인이 지는 이유 대부분은 법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타이밍을 놓치고, 문서를 남기지 않고, 건물주의 말만 믿고 기다리다 시효를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장 중요한 건 건물주가 어떤 말로 거절하든 그것을 문서로 남기는 것입니다. 구두 거절이라면 그 내용을 확인하는 내용증명을 바로 보내야 합니다. 이 하나가 나중에 판결의 방향을 바꿉니다.
대법원이 2021년 판결에서 명확히 한 것처럼, 거절 사유는 거절 당시에 밝혀야 합니다. 사후에 아무리 잘 비워뒀어도 처음 거절 이유가 맞지 않으면 면책이 되지 않습니다. 이 순서를 아는 것만으로도 분쟁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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