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폐지, “이중과세” 정말 맞나요?
2026년 3월 19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가상자산 소득세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핵심 논거는 “부가가치세가 이미 부과되고 있어 소득세까지 매기면 이중과세”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 주장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즉시 반박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 건지 공식 자료와 수치로 직접 따져봤습니다.
결론부터: 폐지 법안이 지금 어디까지 왔나
2026년 3월 19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에 대한 기타소득세 조항 자체를 소득세법에서 삭제하는 것입니다.
3월 25일에는 서울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5대 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공식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 11인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출처: ZDNet Korea, 2026.03.25)
현재 여소야대 구도에서 법안 통과 가능성은 낮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안이 나왔으니 논의해보겠다”는 수준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수영 의원이 직접 “국민의힘이 소수당인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것이 그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폐지 가능성보다는 유예 또는 공제 한도 상향이 현실적인 타협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 공식 발표문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함께 보니 이런 차이가 보였습니다.
법안 발의 자체는 확정이지만, 법안 통과와 실제 시행 중단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2027년 1월 1일 과세 시작 가능성은 현재도 유효합니다.
“이중과세” 주장, 전문가는 왜 틀렸다고 하나
“부가가치세를 이미 내고 있는데 소득세까지 내면 이중과세”라는 주장이 폐지론의 핵심입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가상자산을 상품으로 보고 부가세가 과세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소득세까지 부과되면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세무 전문가의 판단은 다릅니다. 김선명 한국세무학회 부회장은 비즈워치 취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상자산을 자산성이 있는 상품으로 본다면 중개 수수료에 부가세가 붙을 수 있지만, 양도 차익에 부과되는 소득세와는 과세 대상이 다르다. 이를 단순히 이중과세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출처: 비즈워치, 2026.03.25)
⚖️ 부가세와 소득세, 과세 대상 비교
| 구분 | 부가가치세 | 소득세(가상자산) |
|---|---|---|
| 과세 대상 | 거래소의 중개 용역 | 투자자의 양도 차익 |
| 납세 주체 | 거래소 (수수료 수취자) | 투자자 개인 |
| 과세 근거 | 재화·용역 공급 | 소득 발생 |
| 세목 | 부가가치세법 |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7호 |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음식점에서 밥을 사 먹을 때 VAT(부가세)가 붙지만, 그 식당이 연말에 사업소득세를 내는 건 이중과세가 아닙니다. 과세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로, 거래소가 내는 부가세와 투자자가 내는 소득세는 과세 대상과 납세자가 전혀 다릅니다. 이중과세 주장은 세목 구분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실제 세금 구조: 250만원 공제의 실체
현행 소득세법(2024.12 개정)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분리과세됩니다. 연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적용되고, 초과분에 세율 20%(지방소득세 2% 포함 시 총 22%)가 부과됩니다. (출처: 국세청 공식 페이지, 소득세법 제64조의3제2항)
실제 세금 계산을 직접 해보면 이렇습니다.
📊 수익별 실제 세금 계산 (250만원 공제 후 22%)
| 연간 수익 | 과세표준 | 실제 세금 |
|---|---|---|
| 250만원 이하 | 0원 | 0원 |
| 500만원 | 250만원 | 55만원 |
| 1,000만원 | 750만원 | 165만원 |
| 5,000만원 | 4,750만원 | 1,045만원 |
| 1억원 | 9,750만원 | 2,145만원 |
(출처: 국세청 가상자산소득 과세 안내, 소득세법 제64조의3, 2026.03.29 기준)
솔직히 말하면 250만원 공제 한도는 작습니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이 국내 주식 보유액 10억원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코인 투자자에게는 훨씬 낮은 문턱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이 부분은 형평성 논쟁에서 폐지론 쪽이 설득력을 갖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것이 폐지의 근거가 아니라 공제 한도 상향 논의의 근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국세청이 시스템을 이미 짓고 있다는 이유
폐지론이 달아오르는 동안, 국세청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2026년 3월 9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을 공고했습니다. 납세자의 코인 거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해 세금을 정확히 매기는 시스템입니다.
🗓️ 국세청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 추진 일정
- 2026.03.09 — 나라장터 입찰 공고 (조달청)
- 2026.04 — 사업자 선정 예정
- 2026.11~12 — 통합 테스트 및 시스템 구축 완료, 시범 운영
- 2027.01 — 과세 시작과 동시에 시스템 본격 가동
여기서 실무적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4월 사업자 선정 후 11월 구축 완료까지 개발 기간은 7개월입니다. 이후 시범 운영은 2개월뿐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핵심 금융 시스템은 구축 후 통상 최소 6~12개월의 시범 운영을 거칩니다. 개발 7개월+시범 2개월로 수백만 명의 거래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실전 투입하는 셈입니다. 투자자들이 사실상 베타 테스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재혁 삼일PwC파트너는 “국내 거래소는 이미 상당 부분 전산화돼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개인의 취득금액 입증과 해외 거래 포착 문제는 여전히 남아 결국 실제 시행 여부는 제도 정교화와 정책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이투데이, 2026.03.22)
💡 과세당국과 폐지론자가 각자 움직이는 그림을 나란히 놓고 보니 보이는 것이 있습니다.
국세청은 2027년 1월 시행에 맞춰 시스템 구축을 강행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동시에 나옵니다. 두 흐름이 충돌하는 지점이 결국 올해 안에 법안 처리 여부로 귀결될 것입니다.
형평성 논쟁, 비교 대상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금투세는 폐지했는데 코인만 과세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주장은 표면적으로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비교 대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비교 대상에 따른 형평성 판단
| 비교 대상 | 가상자산 세율 | 비교 대상 세율 | 결론 |
|---|---|---|---|
| 국내 주식(일반 투자자) | 22% | 0% | 코인이 불리 |
| 해외 주식(일반 투자자) | 22% | 22%(250만원 공제) | 거의 동일 |
| 국내 주식(대주주) | 22% | 20%~25%(양도세) | 비슷한 수준 |
국내 주식과 비교하면 코인 투자자가 억울해지는 구도가 맞습니다. 그런데 해외 주식과 비교하면 세율이 거의 같습니다. 가상자산의 성격을 국내 주식에 가깝게 볼지, 해외 투자 자산에 가깝게 볼지에 따라 형평성 판단이 달라집니다. 코인 폐지론자들은 전자를 기준으로 삼고 있고, 과세 찬성론자들은 후자를 기준으로 봅니다. 이 비교 기준 문제를 먼저 합의하지 않으면 형평성 논쟁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자가 지금 실제로 해야 할 것
폐지 법안이 발의됐다고 해서 지금 당장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027년 1월 1일부터 과세가 시작됩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과세가 시작되면 취득가액 소명이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됩니다.
국세청 공식 안내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전에 이미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은 2026년 12월 31일 당시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으로 인정됩니다. (출처: 국세청, 소득세법 제37조 제5항) 이 조항 덕분에 2027년 이전에 싸게 산 코인에 대해 과거 수익에 소급 과세하는 문제는 피할 수 있습니다.
📋 투자자 준비 체크리스트
- 국내 거래소별 매수 이력 스크린샷·CSV 다운로드 후 보관
- 해외 거래소(바이낸스 등) 이용 이력이 있다면 지금 당장 내역 내보내기
- 개인 지갑(메타마스크 등) 거래 내역은 별도 엑셀로 정리
- 2026년 12월 31일 보유 코인 종류·수량을 별도 기록해 둘 것
- 법안 통과 여부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방향이 명확해질 가능성 높음 — 그 전에는 과세 가정 하에 준비
해외 거래소 이용 이력이 있는 경우가 가장 복잡합니다. 2027년부터 OECD의 가상자산 신고체계(CARF)가 시행되면 국가 간 거래 정보가 자동 교환됩니다. 다만 파생 거래 등 복합 서비스 부분은 CARF로도 완전히 포착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출처: 이투데이, 2026.03.22) 그래도 내역을 미리 정리해두지 않으면 본인이 더 손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5가지
마치며 — 폐지보다 먼저 보이는 것
가상자산 과세 폐지 법안이 발의된 건 사실이고, 업계와 정치권 일부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핵심 논거인 “이중과세” 주장은 세목 구분 문제를 혼동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부가세는 거래소가 내는 세금이고 소득세는 투자자가 내는 세금입니다. 대상도 납세자도 다릅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완전 폐지도 그대로 시행도 아닌 공제 한도 상향 또는 추가 유예입니다. 주식과의 형평성 논쟁은 비교 대상 설정부터 합의가 안 된 상태이고, 국세청은 이미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법안 방향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과세 가정 하에 거래 내역을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가장 비싸게 먹히는 건 “폐지되겠지”라는 기대로 아무 준비도 안 하다가 막상 과세가 시작됐을 때 내역을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챙기는 편이 낫습니다.
📎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국세청 — 거주자의 가상자산소득 과세 개요 (nts.go.kr)
- 비즈워치 — “또 유예?”…다시 불붙은 코인 과세 논쟁 (2026.03.25, 백지현 기자)
- ZDNet Korea — 국민의힘, 가상자산 과세 폐지 추진 (2026.03.25, zdnet.co.kr)
- 이투데이 — 가상자산 과세 폐지·유예 논란 속 준비 착수 (2026.03.22, etoday.co.kr)
- 자본시장연구원 — “가상자산 과세, 또 유예될 수도…과세 인프라 조속 구축해야” (2025.11)
본 포스팅은 공식 자료 및 취재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나, 작성 이후 가상자산 과세 법률·정책·세율·제도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개인 세금 신고와 관련된 구체적인 결정은 세무사·공인회계사 등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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