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 폐지 된다고 믿으면 이 조건이 남습니다
국민의힘이 2026년 3월 19일 가상자산 소득세 폐지 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3월 25일에는 5대 거래소 대표를 불러 간담회까지 열었죠.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 당장 “폐지될 테니 괜찮다”고 믿는 건 이릅니다. 폐지가 안 되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 실제로 어떤 조건이 작동하는지, 공식 문서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22% 기타소득세
폐지 법안 발의 중
폐지 법안, 지금 어디까지 왔나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026년 3월 19일,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27호(가상자산 소득세 조항 자체)를 삭제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출처: zdnet.co.kr, 2026.03.19) 3월 25일에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5대 거래소 대표를 코인원 본사에 불러 현장 간담회까지 열었는데, 당 내부에서는 폐지 방향으로 당론이 정리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2026.03.25)
문제는 야당인 민주당입니다. 이데일리 보도(2026.03.19)에 따르면, 민주당은 “당내 공감대 수준은 아니지만, 법안이 나온 만큼 논의해보겠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가상자산 과세 대상이 1,326만 명(2025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에 달하는 만큼 표심을 의식하면서도, 섣불리 폐지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1,326만 명이라는 숫자는 전체 유권자의 약 25%에 해당합니다. 단순 표 계산만으로도 방향이 달라질 수 있는 규모입니다.
💡 공식 발의 이후 간담회까지 열렸는데도 민주당의 입장이 “논의해보겠다”에 그친다는 점,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안이 조세소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2027년 1월 시행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시점(2026년 3월)에서는 폐지가 확정된 상황이 아닙니다. 시행 가능성과 폐지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는 상태이고, 둘 중 어느 쪽이 현실이 되느냐에 따라 2026년 하반기의 투자 판단이 달라집니다.
시행되면 실제로 얼마나 내나 — 계산식 직접 확인
현행 소득세법(소득세법 제64조의3, 제37조)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이 발생하면 연간 손익을 합산해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기타소득(분리과세)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출처: 국세청 공식 안내 페이지, nts.go.kr) 세율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 항목 | 내용 |
|---|---|
| 과세 대상 | 양도·대여 소득 연간 합산 |
| 기본공제(과세최저한) | 연 250만 원 |
| 세율 | 소득세 20% + 지방세 2% = 22% |
| 신고 방법 |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
| 손실 이월 공제 | 불가 (기타소득 분류) |
서울신문 보도(2026.03.24)에 나온 계산 사례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1,000만 원에 산 비트코인을 2,000만 원에 팔아 1,000만 원 차익이 발생했을 때, 250만 원을 공제하고 남은 750만 원에 22%를 곱하면 165만 원의 세금이 나옵니다. 따라서 실수령 수익은 약 835만 원입니다. 이게 국내 상장주식 투자자와의 차이입니다.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라면 같은 1,000만 원 차익에 주식 세금은 0원입니다.
💡 같은 투자 수익이지만 자산 종류에 따라 세금이 165만 원 차이 납니다. 형평성 논란이 국회 폐지 논의로 이어진 실제 배경입니다.
또 한 가지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가상자산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있어 손실 이월 공제가 안 됩니다. 올해 500만 원을 잃고 내년에 1,000만 원을 벌었다면, 내년 수익 1,000만 원에서 250만 원만 빼고 22%를 냅니다. 주식과 달리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 부분이 기타소득 방식의 가장 큰 단점이라는 지적이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서도 나왔습니다. (출처: 서울신문, 2026.03.24)
총평균법으로 바뀐 것, 유리할 것 같지만 이 경우가 있습니다
2025년 1월 기재부가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는 취득가액 평가방법 변경이 포함됩니다. 기존 방식은 거래소 이용자는 이동평균법, 그 외는 선입선출법으로 평가하도록 했는데, 이것이 전부 총평균법으로 통일됐습니다. (출처: 기재부 보도자료, 2025.01.16 / digitalasset.works)
총평균법은 기간 중 매수한 수량과 금액을 전부 합산해 평균 취득단가를 구하는 방식입니다. 이동평균법처럼 거래할 때마다 단가를 재계산할 필요가 없어서 행정 부담이 줄어드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특정 상황에서는 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총평균법 vs 이동평균법 — 실제 차이가 나는 시나리오
상황: 1월에 BTC 1개를 5,000만 원에 매수, 3월에 BTC 1개를 3,000만 원에 매수(하락), 6월에 BTC 1개를 8,000만 원에 매도
▸ 이동평균법: 매도 직전 보유분 평균 = (5,000+3,000)÷2 = 4,000만 원 → 양도차익 4,000만 원
▸ 총평균법: 연간 전체 매수 평균 = (5,000+3,000)÷2 = 4,000만 원 → 양도차익 4,000만 원 (동일)
※ 같은 해 매수·매도면 동일하지만, 연도가 달리 걸리거나 고점 매수 후 추가 매수를 많이 한 경우 총평균법이 오히려 취득단가를 낮춰 과세소득을 높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총평균법이 단순히 “편리한 변화”라고만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매수 시점이 분산돼 있고 고점 매수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오히려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기재부는 시행령에서 이 방식 변경 이유를 “납세협력 부담 완화”라고만 밝혔고, 투자자별 유불리에 대한 별도 설명은 없었습니다. (출처: 기재부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2025.01.16)
취득가액 50% 의제, 나한테도 적용될까요?
많은 분들이 “취득가액을 모르면 양도가액의 50%를 인정해준다”는 내용을 접하고 이게 전체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혜택인 줄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국세청 공식 안내와 기재부 시행령을 직접 보면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훨씬 좁습니다.
⚠️ 적용 조건 (공식 문서 그대로)
“가상자산 과세 시행 후 취득한 가상자산의 실제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 동종 가상자산 전체에 대해 양도가액의 일정 비율(최대 50%)을 필요경비 의제 허용” (출처: 국세청 공식 안내, nts.go.kr / 기재부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2025.01.16)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과세 시행 후 취득한” 가상자산에 한정됩니다. 즉, 2027년 1월 1일 이후 매수한 코인에서 취득가액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2026년까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코인은 의제취득가액(2026년 12월 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둘째,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라는 요건이 필요합니다. 기재부 시행령에서 구체적 사유를 “국내 거래소 외 거래로 취득 후 장부 등에 의한 실제 취득가액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와 “국세청장이 정하는 사유”로 한정했습니다.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서 매수했다면, 거래소에 거래 내역이 남아 있으므로 취득가액 확인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50% 의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봇 트레이딩, 해외 거래소 병행 이용, 탈중앙화거래소(DEX) 스왑 등 추적이 어려운 거래를 한 경우에만 현실적으로 50% 의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국세청 시스템, 1년 안에 준비되는 게 맞나요?
국세청은 2026년 3월 9일 ‘가상자산 통합분석 시스템 구축 사업’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2027년 1월 과세 시행까지 약 9~10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시스템 구축을 이제 시작한 것입니다. (출처: zdnet.co.kr, 2026.03.11)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 대표는 “기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SI 프로젝트도 보통 2~3년이 걸린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루에도 수백만 건 이상 거래가 발생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데이터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졸속으로 만들면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 과세 인프라와 법 시행 일정을 나란히 놓고 보면, 국세청이 “준비됐다”고 해도 실제 과세 집행의 완성도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간극이 과세 폐지론을 뒷받침하는 현실 근거입니다.
CARF(국제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에 대한 기대도 제한적입니다. CARF는 각국이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교환하는 체계인데, 참여 강제성이 없어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참여에 소극적인 분위기라 국제 공조를 통한 해외 거래소 추적은 당분간 어렵습니다. (출처: zdnet.co.kr, 2026.03.11)
국세청 시스템이 현재 커버할 수 있는 범위는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거래 내역이 전부입니다.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 이용자나 DEX 사용자는 과세 사각지대에 놓이고, 결과적으로 성실하게 국내 거래소만 이용한 투자자만 세금을 낸다는 형평성 문제가 생깁니다. 이 부분에 대한 기재부와 국세청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2026년 12월 31일이 왜 중요한가 — 의제취득가액 분기점
과세가 시행된다는 전제 하에, 지금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날짜는 2026년 12월 31일 자정입니다. 소득세법 제37조 제5항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은 “2026년 12월 31일 당시의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큰 금액으로 의제합니다. (출처: 국세청 공식 안내, nts.go.kr)
📌 의제취득가액 시뮬레이션
| 상황 | 실제 취득가액 | 2026.12.31 시가 | 적용 취득가액 |
|---|---|---|---|
| 고점 매수 후 가격 하락 | 1억 원 | 6,000만 원 | 1억 원 (실제) |
| 저점 매수 후 가격 상승 | 2,000만 원 | 1억 원 | 1억 원 (시가) |
저점 매수자는 과세 시행 전 수익(2,000→1억)에 세금을 안 낸다는 뜻입니다. 과거 상승분은 2026년 12월 31일 시가로 리셋됩니다.
“2026년 12월 31일 시가”는 시가고시가상자산사업자(국내 5대 거래소 등)가 2027년 1월 1일 0시 현재 공시한 가격의 평균으로 결정됩니다. 이 날짜의 시가가 높을수록 의제취득가액이 높아져 2027년 이후 매도 시 과세소득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과세가 시행된다면, 2026년 12월 31일까지 코인을 팔지 않고 보유하는 투자자는 그 날의 시가를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건 오래된 보유자에게 상당히 유리한 조건입니다. 반면 2027년 1월 이후에 새로 코인을 산 투자자는 실제 매수가가 취득가액이 되고, 이 경우 취득가액 산정이 어려우면 50% 의제가 적용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마치며 — 불확실한 구간에서 움직이는 방법
솔직히 말하면, 지금 가상자산 과세는 “시행될 것이다” vs “폐지될 것이다” 어느 쪽도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국민의힘은 법안을 발의했지만 단독 처리가 불가능하고, 민주당은 입장 정리에 시간이 걸립니다. 남은 시간도 9개월 남짓입니다.
막상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취득가액 기록 확보. 거래소에서 연간 거래 내역을 엑셀로 내려받아 매수가·수수료·날짜를 정리해두는 것, 이것이 폐지가 되든 시행이 되든 손해 보지 않는 최소한의 준비입니다.
이번 글에서 주의 깊게 본 포인트는 두 가지였습니다. 취득가액 50% 의제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 그리고 총평균법 전환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변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 다 기존 블로그에서 잘 다루지 않은 부분인데, 공식 문서를 찬찬히 읽어보니 이런 조건이 보였습니다.
6월 안에 민주당이 조세소위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느냐가 향후 방향을 가릅니다. 그 전까지는 두 시나리오를 동시에 열어두고, 최소한의 기록 관리는 지금 시작하는 것이 낫습니다.
📚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국세청 공식 가상자산 과세 안내 — nts.go.kr
- 기재부 2024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 (2025.01.16) — digitalasset.works
- 국민의힘 가상자산 과세 폐지 당론·간담회 보도 — hankyung.com (2026.03.25)
- 국세청 가상자산 통합분석 시스템 구축 착수 — zdnet.co.kr (2026.03.11)
- 코인 과세 형평성 논란 상세 — 서울신문 (2026.03.24)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UI·기능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 과세 관련 법령은 국회 논의 경과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으며, 본 글은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개인 세무 상황에 따른 구체적 판단은 공인 세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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