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합의금 세금, 비과세라고 믿으면 이 조건에서 막힙니다
형사합의금은 무조건 비과세라는 말, 세무사 사무실에서도 쉽게 듣습니다. 그런데 막상 국세청 예규와 법원 판례를 같이 놓고 보면, 합의서 문구 하나가 과세 여부를 완전히 바꿉니다. 합의금을 받는 쪽도, 지급하는 쪽도 놓치는 함정이 따로 있습니다.
합의금이 비과세라는 말이 언제 틀리는가
형사합의금을 받으면 세금이 없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정확히는 “정신적·신체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은 비과세이고, “고소 취하 또는 이의 제기 포기의 대가”는 과세입니다.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면, 합의금을 받은 뒤 종합소득세 신고 시기에 예상치 못한 고지서를 받게 됩니다.
국세청 예규(사전-2018-법령해석소득-0645, 2018.11.30.)는 이렇게 명확히 선을 긋습니다. “피해에 대하여 손해배상금으로 지급받는 금액은 기타소득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다만,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급하는 합의금은 기타소득(사례금)에 해당한다.” 즉, 같은 금액이라도 합의서에 어떤 이유로 지급한다고 쓰느냐에 따라 세금이 0원이 될 수도, 22%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명목이 아니라 지급 목적의 실질을 보겠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합의서에 “손해배상금”이라고 쓰기만 하면 무조건 비과세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합의서 문구와 지급 맥락이 일치하지 않으면 국세청이 실질에 따라 재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소득세법 제21조가 직접 열거하는 기타소득의 범위
한국 소득세법은 열거주의를 따릅니다. 법에 나열된 소득만 과세하고, 나열되지 않은 소득은 과세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1누136 판결은 “소득세부과대상이 되는 소득을 일일이 열거하여 그 열거된 소득에 대하여만 소득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득세법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소득에는 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원칙 덕분에 형사합의금이 비과세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0호는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받는 위약금·배상금”을 기타소득으로 명시하고 있고, 제17호는 “사례금”을 기타소득으로 열거합니다. 형사합의금이 “고소를 취하해 준 대가”로 해석되면 사례금에 해당하고, 이 순간 열거주의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 공식 발표문과 실제 합의 흐름을 같이 놓고 보니 이런 차이가 보였습니다.
소득세법 기본통칙 21-0…1【기타소득의 범위】 ④항은 “타인의 신체·자유·명예, 기타 정신상 고통 등 재산권 외의 손해에 대한 배상 또는 위자료로 받은 금액”을 명시적으로 과세 제외로 규정합니다. 같은 법에서 비과세와 과세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가 전부입니다.
(출처: 국세청 소득세법기본통칙 21-0…1)
| 합의금 성격 | 과세 여부 | 세율 | 근거 법령 |
|---|---|---|---|
| 신체·정신적 손해배상금(위자료) | 비과세 | 0% | 소득세법기본통칙 21-0…1 ④ |
| 고소 취하·이의 포기 대가(사례금) | 과세 | 20%(+지방세 2%) |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7호 |
| 계약 위약·해약으로 인한 위약금·배상금 | 과세 | 20%(+지방세 2%) |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0호 |
※ 원천징수세율 20% + 지방소득세 2% = 합계 22% (출처: 국세청 기타소득 원천징수 방법, nts.go.kr)
합의서 문구가 과세 여부를 결정하는 이유
많은 사람이 “합의서에 손해배상금이라고 쓰면 끝”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직접 확인한 결과는 다릅니다. 국세청은 합의서 문구보다 지급 목적의 실질을 우선으로 봅니다. 조심2013중2941(2013.09.30.) 심판례는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화해조서는 쟁점금액이 이미 지급된 후에 작성된 것으로, 화해조서에 의해 쟁점금액의 성격을 판단하기는 부적절하다. 장부에 ‘합의금’으로 기재되어 있고 더 이상의 분쟁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고 지급받은 것이므로 기타소득(사례금)에 해당한다.” 문서 작성 시점과 내용이 실질과 다를 경우 합의서는 방패가 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합의서에 어떻게 써야 실질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세무사들이 공통으로 권고하는 문구는 이렇습니다. “본 금원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및 치료비 등 손해배상금이며, 소득세법상 과세 대상이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지급 원인이 신체적·정신적 손해임을 명시할 것. 둘째, 치료비 영수증·상담 내역 등 실제 손해를 증명하는 서류를 함께 보관할 것. 문구만 쓰고 증빙이 없으면 국세청 조사 시 실질 판단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찾아줘 세무사에서 정욱도 세무사는 “합의서상의 명목보다 실질이 중요하지만, 추후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는 위자료·손해배상의 명목이라는 것을 표시해두는 것이 좋다”고 밝혔습니다. 문구가 결정적 증거는 아니지만, 없는 것과는 다릅니다. 문구와 증빙이 모두 있어야 방어가 됩니다.
원천징수 의무는 받는 쪽이 아닌 지급하는 쪽에 있습니다
형사합의금이 과세 대상으로 판단될 경우, 세금을 직접 챙겨야 하는 쪽은 합의금을 지급하는 가해자(또는 법인)입니다. 합의금을 받는 피해자가 나중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국세청 공식 안내(nts.go.kr)에 따르면, 원천징수의무자는 기타소득을 지급할 때 기타소득금액에 원천징수세율(20%)을 적용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합니다. 지방소득세 2%를 합하면 지급 시점에 22%를 떼고 피해자에게 나머지를 줘야 하는 구조입니다.
💡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원천징수 의무가 어디에 있는지 함께 보니 이런 구조가 보였습니다.
합의금 2,000만 원이 사례금으로 분류될 경우 계산은 이렇습니다.
기타소득금액 = 2,000만 원(필요경비 없음, 사례금은 필요경비 공제 없음)
원천징수세액 = 2,000만 원 × 20% = 400만 원
지방소득세 = 400만 원 × 10% = 40만 원
실수령액 = 2,000만 원 – 440만 원 = 1,560만 원
(출처: 국세청 기타소득 원천징수 방법, nts.go.kr / 소득세법 제127조)
지급자가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전액을 지급한 경우, 가산세 부담은 지급자에게 돌아갑니다. 실무에서 분쟁이 생기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합의서에 “원천징수 없이 전액을 지급한다”고 쓴 경우라도, 국세청이 해당 금액을 기타소득으로 보면 지급자가 원천징수 의무 위반으로 가산세를 물게 됩니다. 합의 금액과 세금 부담 주체를 사전에 명확히 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합의금이 섞여 있을 때 분리계산하는 방법
현실에서는 손해배상금과 사례금 성격이 하나의 합의금에 혼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세청은 이 경우 “보상금과 사례금을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조세일보 2025.06.24. 국세청 공식 답변). 분리하지 않으면 전체 금액이 기타소득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겠습니다. 가해자가 피해보상금 18억 원과 형사합의금 2억 원을 현금 대신 식당 건물(시가 약 20억 원)로 이전한 경우, 국세청은 피해보상금 18억 원은 비과세, 형사합의금 2억 원은 사례금으로 보아 기타소득 22% 원천징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물로 받은 경우 가액은 시가 → 감정가액 → 상증법상 보충적 평가액 순서로 산정합니다. 2억 원 × 22% = 4,400만 원이 세금으로 나오는 구조입니다.
⚠️ 합의서 작성 시 분리 기재 권장 방식
1. 금액을 항목별로 명시 — “치료비 OOO원, 위자료 OOO원, 기타 손해배상금 OOO원”
2. 각 항목의 지급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재 (진단서, 치료비 내역 등)
3. 형사합의 부분이 포함된 경우 별도 항목으로 분리해 금액 명시
4. 관련 증빙(진단서, 치료비 영수증, 심리상담 내역 등) 별도 첨부·보관
분리 기재가 어렵다면 국세청 세법해석 사전답변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면으로 제출하면 국세청이 유권해석을 내려주고, 그 해석대로 처리하면 가산세 위험이 없습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taxlaw.nts.go.kr)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 판례로 본 합의금 과세 분쟁의 결말
서울고등법원 2017누54243 판결은 형사합의금 과세 분쟁의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임차인들과의 분쟁 과정에서 지급된 합의금에 대해 세무서가 기타소득(사례금)으로 소득세를 부과했고, 납세자는 이를 다퉜습니다. 법원은 “합의서에서 임차인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금원의 성격이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금으로 되어 있는 점 등으로 보아 기타소득 사례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과세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냈습니다. 합의서에 분쟁해결금이라고 명시된 것이 결정적 근거가 됐습니다.
반대 방향의 판례도 있습니다. 고소를 취하하며 받은 합의금이 소득세 과세 대상인지를 다툰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은 “기타소득의 범위를 열거주의로 정하고 있는 현행 소득세법의 과세체계로는 이 사건 합의금을 과세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소득세법에 열거되지 않은 소득은 과세할 수 없다는 원칙을 적용한 것입니다. 같은 형사합의금이라도 어떤 맥락에서 어떤 문구로 처리됐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두 판례를 비교하면 결론이 더 선명해집니다. 분쟁해결·고소취하를 목적으로 지급된 합의금은 과세,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금은 비과세입니다. 그리고 그 경계를 결정하는 것은 합의서 문구와 실질 증빙입니다.
Q&A — 자주 묻는 5가지 질문
마치며 — 총평
형사합의금 세금 문제는 “무조건 비과세” 또는 “무조건 과세” 어느 쪽도 정답이 아닙니다. 국세청 예규와 판례를 직접 살펴보면 기준은 단순합니다. 지급 목적이 신체·정신적 피해 회복이면 비과세, 고소 취하나 이의 포기의 대가라면 기타소득으로 22% 과세입니다. 그리고 그 경계를 합의서 문구가 좌우합니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합의서에 “손해배상금”이라고 적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급 목적의 실질, 증빙 서류의 존재, 장부 기재 방식까지 국세청이 종합적으로 봅니다. 특히 합의금이 크거나 현물로 지급되는 경우, 합의금 성격이 복합적으로 섞인 경우라면 반드시 세무사 또는 세법해석 사전답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국세청 예규와 판례는 2026.03.27 기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세법 해석과 국세청 예규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전 최신 법령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포스팅 참고 자료
- 국세청 기타소득의 원천징수 방법 — https://www.nts.go.kr
- 소득세법 제21조(기타소득) 전문 — https://www.law.go.kr
- 국세청 세법해석 사전답변 신청 — https://taxlaw.nts.go.kr
- 국세청 예규 사전-2018-법령해석소득-0645 (2018.11.30.)
- 조심2013중2941 심판례 (2013.09.30.)
- 서울고등법원 2017누54243 판결 (2017.10.17.)
-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1누136 판결
※ 본 포스팅은 2026.03.27 기준 공개된 국세청 예규·판례·법령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세무 조언을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적용 전 세무사 또는 국세청 유권해석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 작성 이후 서비스 정책·UI·기능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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