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25.11.20 판결 반영
2026.05.12 개정법 포함
상가 권리금 회수 방해,
신규임차인 없이도 청구됩니다
“건물주가 직접 장사하겠다”는 말은 법적으로 정당한 거절 사유가 아닙니다. 2025년 11월 대법원이 이를 명확히 확정했고, 심지어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예외가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블로그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루지 않습니다.
“직접 장사하겠다”는 말이 정당한 사유가 아닌 이유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겁니다. “나 이제 직접 장사할 거야. 그러니까 그냥 나가.” 10년 단골을 쌓아온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황당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게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다릅니다.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4다305605, 305612 판결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판결문 원문에 딱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경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출처: 대법원 판례공보 제722호, 2026.01.15)
💡 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하급심에서도 “임대인의 직접 사용 계획”을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대법원이 2025년 11월에야 이를 명확히 부정했다는 점을 함께 놓고 보면, 지금 이 시점의 판단이 왜 달라지는지 보입니다.
이 판결의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육계 도소매업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이유로 신규임차인 계약 체결을 거부했습니다. 대법원은 이것이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에 해당한다고 명확하게 판시했습니다. 임대인이 직접 장사하고 싶다는 희망은 임차인의 수천만 원짜리 권리금 회수 기회를 막는 정당한 이유가 못 됩니다.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아도 청구할 수 있는 조건
권리금 손해배상의 기본 구조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했는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했을 때” 성립합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이 이렇게 설계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임대인이 이미 “누구를 데려와도 안 받겠다”고 못 박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 2025.11.20 선고 2024다305605 판결은 같은 사건에서 이 문제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할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음을 확정적으로 표시하였다면,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임대인에게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출처: 대법원 판례공보 제722호, 2026.01.15)
💡 공식 판결문과 실제 분쟁 흐름을 같이 놓고 보니 이런 차이가 보였습니다. 많은 임차인들이 “어차피 안 받을 텐데 사람 구해봐야 시간 낭비”라며 주선 자체를 포기합니다. 그런데 이 포기가 오히려 권리금 청구 기회를 없애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임대인의 ‘확정적 거절 의사표시’가 있었는지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언행이 “확정적 거절”로 인정될까요? 법원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될 무렵 신규임차인 주선과 관련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보인 언행과 태도, 이를 둘러싼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합니다. 실제 이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내용증명을 통해 “육계 도소매업을 운영하기 위해 상가를 인도받아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통보한 것이 확정적 거절로 인정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임대인이 구두나 문자로 “누가 와도 계약 안 해줄 거야”라고 못 박았다면, 그 말 자체가 증거입니다. 카카오톡 대화, 문자 메시지, 내용증명을 반드시 보관하세요.
임대인이 저지르는 4가지 금지 행위와 실제 사례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대인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를 4가지로 규정합니다. 이 보호 기간 안에 임대인이 아래 행위를 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출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법률 제21065호, 시행 2026.1.2.)
| 금지 행위 | 실제 사례 |
|---|---|
| ① 권리금 직접 수수 | “새 세입자한테 나도 5,000만원 받겠다” — 임차인 몫의 권리금을 임대인이 직접 챙기는 행위 |
| ② 권리금 지급 방해 | 신규임차인에게 “임차인한테 권리금 주지 마세요”라고 압박하는 행위 |
| ③ 과도한 차임·보증금 요구 | 기존 월세 200만원인데 신규임차인에게만 월 600만원 요구 — 사실상 계약 체결 불가 조건 설정 |
| ④ 정당한 사유 없는 거절 | “내가 직접 장사할 거다”, “재건축할 것 같다” — 대법원이 2025.11에 정당한 사유 아님을 확인 |
③번이 현장에서 가장 교묘하게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겉으로는 계약을 거절한 게 아니지만, 신규임차인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서 계약 자체를 무산시키는 구조입니다. 법원은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이면 방해 행위로 봅니다.
2024년 7월 대법원 판결(2024다232530)은 재건축 계획 고지에 대해서도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 “건물 내구연한 등에 따른 철거·재건축의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그 계획·단계가 구체화되지 않았는데도 막연히 재건축 계획을 고지한 것만으로는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라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재건축 이야기는 방해 행위 입증에 써먹기가 어렵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얼마까지 인정되는가
손해배상액의 상한은 법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3항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고 못 박습니다. 두 금액 중 낮은 쪽이 상한입니다.
예시로 직접 계산해보면:
- 신규임차인과 합의한 권리금: 8,000만원
- 임대차 종료 당시 감정 권리금: 6,500만원
- → 손해배상 상한: 6,500만원 (둘 중 낮은 금액)
법원은 감정평가사의 감정 결과를 기초로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산정합니다. 감정 금액이 합의 금액보다 낮으면 그만큼 실제 배상액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감정평가 방법은 국토교통부 고시 권리금의 감정평가 실무기준을 따릅니다. 유형재산(인테리어, 설비, 비품)은 원가법으로, 무형재산(거래처, 영업 노하우, 위치 이점)은 거래사례비교법 또는 수익환원법으로 각각 평가합니다. 무형 권리금이 클수록 수익환원법 적용 시 매출 증빙 자료(카드매출, 부가세 신고서)가 감정액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지연손해금도 챙겨야 합니다. 대법원 2023.2.2 선고 2022다260586 판결은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체책임이 “임대차가 종료한 날의 다음 날”부터 발생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지연이자도 함께 쌓입니다.
이 경우에는 권리금 보호가 안 됩니다
임차인 보호가 강해졌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권리금을 받아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 제1항 단서와 제2항은 임대인이 보호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예외를 명확히 정해두고 있습니다.
❌ 이 경우에는 권리금 보호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 차임 3기 연체 이력이 있는 경우 — 단순 연체 후 갚았어도 이력 자체로 보호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임차인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 신규임차인이 보증금·차임 지급 능력이 없는 경우 — 임차인이 이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할 의무도 있습니다
-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이미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지급한 경우
-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우
차임 3기 연체 조항이 특히 중요합니다. 과거에 월세를 세 달 이상 밀렸다가 다 갚은 경우에도 이 연체 이력이 남아 있으면 임대인이 이를 이유로 권리금 보호 의무를 면할 수 있다는 판결이 있습니다. 실제 소송에서 임대인 측이 반드시 확인하는 부분이 이겁니다.
보증금 초과 임대차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상가임대차법은 환산보증금 기준을 초과하는 임대차에 대해 일부 조항만 적용합니다. 2026년 4월 기준 서울 기준 환산보증금 상한은 9억원(법 시행령 제2조)이며, 이를 초과하면 권리금 보호 규정(제10조의4)은 여전히 적용되지만 2026.5.12부터 시행되는 관리비 내역 청구권(제19조의2)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6년 5월 개정법이 분쟁 지형을 바꾸는 방식
2025년 11월 11일 공포된 상가임대차법 개정안이 2026년 5월 12일부터 시행됩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권리금이 아닌 관리비 내역 제공 의무화입니다. (출처: 김앤장 법률사무소 인사이트, 2026.03.31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9조의2 신설)
💡 권리금과 관리비를 별개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분쟁 현장을 들여다보면 이 둘이 연결된 상황이 자주 등장합니다. 차임 인상은 5% 상한에 묶여 있지만, 관리비는 상한 규제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관리비를 대폭 올려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는 방식이 실제로 쓰였습니다. 5월 이후 이 경로가 좁아집니다.
개정법 제19조의2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관리비 내역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임대인은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합니다. 관리비 항목의 구체적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위임될 예정입니다. 다만 환산보증금 초과 임대차에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권리금 분쟁과의 연결고리는 이렇습니다. 임차인이 내보내기 위해 관리비를 갑자기 두 배로 올리고, 이를 버티지 못한 임차인이 먼저 나가는 방식은 “임차인이 스스로 나가는 것”처럼 보이게 해서 권리금 회수 기회 자체를 만들지 못하게 합니다. 개정법으로 관리비의 실제 구성 내역이 투명해지면, 부당한 관리비 인상을 통한 우회적 내보내기가 법적으로 다투기 쉬워집니다.
5월 12일 이후 계약을 갱신하거나 새로 체결하는 경우라면, 계약서에 관리비 부과 항목이 명시된 법무부 상가건물임대차표준계약서를 사용하도록 이번 개정법이 근거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아직 시행 전이지만, 이미 계약 중인 임차인도 갱신 시점에 이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치며
상가 권리금 분쟁에서 임차인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건물주가 직접 장사하겠다니 어쩔 수 없지”라고 포기하는 것, 다른 하나는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으면 청구 못 하겠지”라고 미리 단념하는 것입니다. 2025년 11월 대법원 판결은 이 두 가지 모두 틀렸다는 걸 공식화했습니다.
임대인의 말 한마디, 문자 한 통이 법적 증거가 됩니다. 임대차 종료 6개월 전부터가 보호 기간의 시작이고, 이 시점부터 임대인의 언행을 꼼꼼히 기록해두는 게 소송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승부를 가릅니다.
2026년 5월 개정법 시행으로 관리비 내역 투명화가 더해지면서, 이른바 “관리비 올려 내보내기” 방식도 대응이 쉬워질 전망입니다. 지금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면, 소멸시효 3년이 임대차 종료일부터 흐른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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